지금부터 10년도 더 전에
그니까 1999년 12월 즈음에 저는
한국에 있었습니다.
15년만의 고국방문이었지요 ^^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서 95% 정도 타의와 5%정도의 자의로(?)
한국에 6개월간(99년 7월~00년 1월) 머물게 되었었답니다.

첨엔 좋았죠 …
들고 간돈 걍 쓰는거였으니까요

근데 4개월이 지나자
돈은 다 떨어졌고 사정상 돈을 더 보내달라할 처지도 안됐고
얼굴도 잘 모르는 친척분들께 손벌리기도 뭣하고..
아~ 주 추운 겨울 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여러가지 일을 해봤습니다.
노가다도 해보구
짱깨배달도 해보구
스포츠마사지나 대출 전단지 같은것도 돌려보구…
암튼 집나가서 개고생 쵸큼 해봤습니다 ^^;

당연히 돈이 딸리니
먹을거 에서 최대한 줄이게 되더라구요

보통 하루를 1000원으로 해결 했었습니다.
그때 당시 천원의 기적이라 하더라구요
소주 700원 새우깡 300원..  ㅠ,.ㅠ
700원짜리 술도
300원짜리 과자도 기적 같은 가격이라구 ㅎㅎ~

암튼…
그만한 돈도 없는날엔
포장마차에 가서 잔소주를 마셨습니다.  -ㅂ-;;

그것도 아무대서나 다 파는것두 아니었구요
쫌~ 젤 처지는 듯한 분위기의 포장마차를 가야
가끔식 구할수(?) 있었습니다.



한잔에 50원 했었네요…
아마도 누군가가 마시다가 남기고 가신걸 파시는 거겠죠

그래도 그나마 이게 어디냐 하는
황송한 마음으로 정성껏(?) 마셨습니다.

첫날엔 좌송하구 황송해서
앉지도 못하고 서서 마셨습니다.
그 작은잔을 홀라당 털어 넣고나니
계속 서있기도 머하구해서(사실 머 따끈한 국물이라도 주실까 기대 했었다는.. )
내일은 아껴서 마셔야지 하면서 그냥 나왔습니다.

담날엔 한잔을 주문(?)하고
역시 선체로 천천히 홀짝 거리며 마셨습니다.
그런데…
궁물도 없드라구요 ㅠ,.ㅠ

담날에도 가서 50원짜리 소주 한잔을 주문 하고 서 있었더니
아주머니가 앉으라 하시더군요
그리고 홍합국물을 주셨습니다.(알맹이는 없고 홍합 껍데기 하나가 있었어요..)
정말 맛나게 마셧습니다.
여지껏 마셔본 술중에 가장 맛있었던 술인 것 같아요 ㅡ.ㅜ

그렇게 몇일동안 포장마차에서 잔소주를 마셨습니다.
어떤날은 세잔씩이나 마신날도 있었답니다. ㅋㅋㅋ~
그렇게 조금씩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이젠 주위 분들의 사연이 귓가에 들어오기 시작 하더군요

거의 대부분이…
눈물 없이는 들을수 없는 사연들 이었습니다.

낼 모레가 어머니 환갑이신데 당장 끼니도 해결하기 힘들다고 하시는분,
마누라가 병에 걸려서 병원에 있는데 병원비는 커녕
아이들 재울 방도 없다고 한탄 하시는분…



그분들에 비해서 내 신세가 얼마나
감사할 만한 것인지 정말 뼈속 깊숙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들이 정말
제인생에 있어서 제일 힘들었던 한때 였지만
지금 이렇게 웃으면서 떠올릴수 있는걸 보면
그리 나쁘지 않은 기억과 경험 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 넘 귀중한 경험 이었겠지요 ^^
그렇게 포장마차에서 잔소주를 마시면서
저는 많은걸 배우고 느끼게 되었구요
그때의 그 많은 경험들은 제 인생에 긍정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복형림이 말씀하신 200원짜리 막걸리나
까치담배는 모르지만(전 금연주의자 입니다 ^^)
저에게는 잔소주에 대한 이런 싸~ 아 한 기억이 있답니다



그이후로도 두번더 한국에 갔었구요
갈때마다 이런 맛있는것들을 싫컷 먹었었는데...

아직두 이런 그림만 보며 침이 질질질~~  흐른답니다. 츄르릅~~

Posted by Amos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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